물은 우리 몸의 60~70%를 차지할 만큼 우리 몸의 주요 구성 요소이며, 생존하기 위해 꼭 마셔야 합니다. 하지만 하루에 얼마나 마셔야 하는지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중 ‘상식’처럼 가장 널리 퍼져있는 것이 ‘하루 8잔’으로, 하루에 8잔의 물을 마셔야 한다고 말들 합니다.
오늘 알아볼 내용
‘하루 8컵, 2리터’
‘하루에 8잔’이라 하면 그리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가 ‘잔’이라고 부르는 것은 찻잔이나 술잔처럼 음료를 마실 때 사용하는 작은 그릇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거기에 담을 수 있는 음료의 양은 한두 모금 정도에 불과하니까요. 하지만 물과 관련한 ‘8잔’의 정확한 표현은 ‘8컵’입니다.
우리는 길이나 무게 또는 부피 등을 잴 때 국제 표준인 미터법을 따릅니다. 미터법은 18세기 말, 프랑스 시민 혁명 이후 각기 다른 도량형을 통일하기 위해 만든 10진법에 따른 단위법으로, 국제 표준 도량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미터법을 따르지 않는 나라가 있는데, 바로 미국입니다.
미국 여행 중 주유소에 가면 리터가 아닌 갤런(gallon, gal)으로 표기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미국에서 액체를 표기하는 방식으로, 우리가 미터법을 사용하기 이전에 곡물이나 액체를 계량할 때 ‘한 말, 두 말, 한 되, 두 되’ 하던 것과 비슷합니다. 우리가 ‘8잔’이라 할 때 그 ‘잔’은 원래는 ‘컵’이며, 미국 단위에서 ‘1컵은 8 액상 온스’이고, 미터법으로 환산하면 약 236.6ml에 해당합니다. 바로 여기서 ‘2리터’가 나온 것입니다. 8컵은 약 1.9리터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물 8잔이라고 하면 우리가 즐겨 사용하던 조그만 찻잔이나 커피잔을 떠올리며 쉽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날마다 ‘2리터’를 마셔야 한다고 하면 ‘하마’를 떠올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루 8컵 2리터의 진실
근래 들어 ‘하루 8컵, 2리터’의 신화가 벗겨졌습니다. 캐나다 맥길대학교 자료에 따려면, ‘하루 8컵의 신화’는 기본 생리학에 대한 근본적인 오해에서 비롯되었답니다. 사람이 숨을 쉴 때 수증기를 통해 손실되는 것에서부터 땀과 소변에 이르기까지, 하루에 우리 몸에서 배출되는 수분의 양이 약 2리터인데, 이런 이유로 1945년에 미국 식품 영양 위원회(US Food and Nutrition Board)에서 하루에 8컵의 물을 마시라고 권고하면서 ‘하루 8컵, 2리터’의 신화가 시작되었답니다.
탈 신화
하지만 하루에 우리 몸에서 배출되는 물의 양이 2리터라고 해서 ‘날마다 8컵, 2리터’의 물을 의식적으로 마실 필요는 없습니다. 배출되는 양이 2리터라면 그만큼 보충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밥과 반찬 등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음식을 통해 상당량의 물을 보충하고 있으므로, 여분의 물만 보충하면 되니까요. 또한, 배출로 인해 보충해야 하는 수분의 양도 나이나 운동량 그리고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하루에 얼마나 마셔야 할까?
맥길대학교 자료에 따르면, 날마다 주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먹고 커피나 우유 등의 음료를 마신다면, 물을 별도로 마시지 않아도 될 수도 있답니다. 토마토는 약 94%가 물이며, 오이는 약 96%가 물이고, 신선한 배추 역시 약 95%가 물이니까요. 즉, 오이 100g을 먹으면 96ml의 물을 보충한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음식과 음료를 통해 상당량의 수분을 보충하므로, 별도로 마셔야 할 물의 양은 그만큼 줄어듭니다. 주로 수프나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먹고 커피나 음료를 자주 마신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물은 우리 몸에서 독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다다익선’이라는 말도 있지만, 이 역시 신화에 불과하다고 일축합니다. 이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JAMA)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서도 드러납니다. 결론은 마시고 싶지 않다면, 다시 말해 몸이 요구하지 않는다면 억지로 물을 마실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버드대학교 의학대학원의 자료도 이와 맥을 같이합니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4~6컵’이라는 규칙은 있지만, 정답은 없고, 본인에게 맞게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얼마나
신화에서 벗어났다면 이렇게 정리하면 될 것입니다. 물이 마시고 싶다면 언제든지 마시고, 굳이 별도로 챙기지는 않아도 된다고 말입니다. 그래도 아직은 신화의 땅이 그립다면, 하루 2컵 정도는 마셔보세요. 이 중 한 컵은 아침 공복에 마시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물의 건강상의 효과
물이 우리 몸에서 하는 일은 다양합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물은 우리 몸의 모든 세포와 시스템이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합니다. 아래는 하버드대학교 의학대학원의 자료에 언급된 물의 건강상의 효과입니다.
- 세포에 영양분과 산소 전달
- 방광에서 박테리아 세정
- 소화 촉진
- 변비 예방
- 혈압 조절
- 관절 보호
- 장기 조직 보호
- 체온 조절
- 전해질 균형 유지
더 좋은 선택
음료라고 해서 다 같은 물이 아닙니다. 물을 마시고 싶다면 가능한 한 설탕이 든 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 음료는 체중을 늘릴 뿐만 아니라 염증도 늘리고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니까요. 한때 유행하던 ‘육각수’나 정체불명 그런 물이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물은 그냥 물이고, 우리 몸에 필요한 것도 그냥 물이니까요. 물에 값비싼 비용을 치를 이유가 없습니다. 정수된 물이면 됩니다.